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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장/기타 장난감

[스틱파스] 시골청년 서울 구경기

*이 글은 이전 블로그의 글을 옮긴 것입니다.


[스틱파스]


시골청년 서울구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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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적한 시골마을에 한 청년이 개 한마리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2. 시골마을은 항상 푸른 내음과 부드러운 흙의 느낌이 충만한 곳이었죠. 



#3. 언제나 하루 일과가 끝난 뒤, 개와 함께 뒷동산에 올라가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었습니다.



#4. 언덕을 올라가면 늙은 고목나무 한그루가 그를 위해 쉼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멍멍아, 어제 도시로 간 친구한테서 한번 놀러오라는 전화가 왔었어."
"멍."
"그래. 친구가 불렀는데 가보는 게 좋겠지?"
"멍!"



"그래, 가자. 그대신 너가 여기 잘 지키고 있어야 해?"
"멍멍."
"그래, 그래. 착하다."

숲풀사이로 늘어진 햇살이 그 둘을 간지럽혔습니다. 



#5. 청년은 간단한 여장을 꾸리고 산길을 따라 마을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어느새 부드러운 흙길이 끝나고 돌길이 나타났습니다. 
얼마안가 포장된 도로가 깔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자. 그럼 약속대로 잘 지키고 있어."
"멍멍.



청년은 집과 사랑하는 개를 남겨두고 돌길을 따라 읍내의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6. 기차를 타고 얼마나 흘렀을까요? 기차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플랫폼에 정차했습니다. 
 '끼익. 슈욱.'



'덜컹.'
기차에서 내리자 딱딱한 플랫폼 바닥의 감촉이 발끝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7 역을 빠져나오자, 청년의 눈 앞에는 신천지가 펼쳐졌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진 고층빌딩과 쌩쌩 달리는 차들은 그의 정신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야. 역시 도시가 다르긴 다르구나."
청년은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왔습니다. 


역 앞 광장 곳곳 청년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무언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초라한 행색으로 밴치 하나를 차지하고 누워자는 노숙자도 볼 수 있었습니다.



#8. 청년도 광장 한켠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직 친구는 오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잠시 동안 어지러울 정도로 충격적인 환경변화를 경험한 청년은 흐르는 땀을 닦으러 모자를 벗어놓았습니다. 


'부웅~'

'끼~익!'
막 모자를 멋어놓고 땀을 닦는데 멋진 차 한 대가 달려와 그 앞에 멈추었습니다. 



# 9. 차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내렸습니다.


그는 바로 청년을 부른, 청년의 친구였습니다. 
청년은 한번에 그를 알아보고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두리번 거리더니 다른 방향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그 방향에서 한 여성이 뛰어나와 둘은 서로 포옹했습니다. 


아마도 친구의 애인인 모양입니다. 다같이 만나 소개해 줄 생각이었던 듯 싶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그저 당황해서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다행히 친구는 바로 돌아봐 주었고, 그를 바로 알아보았습니다.
"빨리 왔네. 벌써 도착한 줄은 몰랐어."
"아니, 좀 전에 도착했어."
"그나저나 오랜만이다. 올라오느라 수고 많았지? 이쪽은 내 여자친구. 인사해. 내 고향 친구야."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그렇게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셋은 친구의 차에 같이 탓습니다. 


친구는 오늘 저녁은 근사한 곳에서 한턱 내겠다며, 콧노래를 부르며 엑셀을 밟았습니다. 



#10. 차는 도심을 달려 어느 높은 빌딩 앞에 도착했습니다.
"여기 옥상에 레스토랑과 전망대가 있는데, 음식 맛이 괜찮아. 가자."

청년의 눈으로 보기에는 아찔할 정도로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그저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도 식사는 매우 맛있었고 식사를 마치고 셋은 함께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전망대에 올라와 보니 그 건물도 컷지만 뒤쪽으로는 더 큰 건물들도 보였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이번엔 까마득히 먼 곳에 아스팔트길이 보였습니다.


청년은 정말로 자신이 도시에 와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11. 식사를 마치고, 셋은 극장에 갔습니다. 


매우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어둡고 답답한 곳에 계속 앉아있는 것이 청년으로서는 영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그런 낌새를 들어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청년은 생각했습니다. 
'친구는 정말 여기서 잘 지내는 구나. 덕분에 좋은 구경도 하고.'
그러는 사이 영화는 끝이 났습니다. 


"자. 가자!"
오늘 하루 즐거운 시간을 보낸 세사람은 극장을 나섰습니다. 


#12. 청년은 밤차로 돌아가기로 정했습니다.
기차역에서 친구는 매우 아쉬워 했습니다.
"하룻 밤 자고 가지 그래?"
"아니야. 내일 또 해야할 일도 있고, 대신 종종 올게. 너도 종종 내려와. 여자친구분이랑 같이."



"그럼, 조심해서 내려가. 연락하고."
"응. 오늘 정말 잘 보고, 잘 먹고 간다."
"살펴 가세요."


"예. 고마워요. 여름에 내려오시면 큰 수박 하나 차게 해놨다가 북북 잘라드릴게요."


그렇게 청년은 친구와 그의 여자친구와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금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13. 기차는 밤새 달려. 새벽녘에 도착하였고, 청년이 마을에 도착할 때는 어느새 아침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햇살 속에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멍! 멍! 멍멍!"
"멍멍아!"
청년은 달려갔습니다. 



멍멍이의 소리를 듣자. 청년은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날, 청년은 멍멍이에게 도시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아주 기분 좋은, 그리고 조금은 정신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은 그제야, 자신이 모자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 Fin =


<사용한 기자재>

1. 인형
1/20 인간형 스틱파스 6대 
무등급 동물형 스틱파스 1대

2. 소품
LEGO City - 대형 청소차 1대
LEGO City - 소방 방제차 1대
LEGO Creator - 멋진 자동차 1대
멕도날드 해피밀 - 인크레더블 카 1대
초특급 히카리안 - 기차 1대

3. 배경
비디오 테입 다수
CD 케이스 다수
수동 타자기 1대
작 빔 프로젝터 1대
후지쯔 P1510-BTA 1대

4. 촬영장비
Sony DSC-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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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2006년 전후로 유행했던 액션 피규어 '스틱파스'

스타일도 다양했고 포즈도 자유로웠지만
역시 가격의 문제가 있어
당시에도 의외로 많이 팔리진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잘 보이지도 않는 추억의 장난감.

예전 가지고 놀았던 기억 만이 이런 포스트로 남아있다.